길거리 디지털 사이니지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면
낯선 길을 걷던 중 스크린 속 캐릭터가 "안녕하세요, 잠시 이야기 좀 나눌까요?"라고 말을 걸어온다면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요. 대부분은 광고려니 하며 그냥 지나칠 것입니다. 하지만 STNET과 AICLUDE가 2025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약 4개월간 카가와현 리테일 현장에서 진행한 Catch Sales 키오스크 PoC는, 이 예상과 꽤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것은 단 2대의 CLU Agent Station (CAS) 키오스크였습니다. 카메라로 지나는 사람을 감지하고, STTS 음성과 립싱크 아바타로 직접 말을 거는 키오스크입니다. 단 2대가 약 4개월간 현장에 서 있었을 뿐인데, 누적 보행자 감지는 642만 명 이상에 달했고, 그중 아바타의 인사에 응답한 사람은 세 명 중 두 명 가까이되었습니다. 이 글은 그 PoC의 공식 보고서를 제품 관점으로 다시 풀어 쓴 케이스 스터디입니다.
AI가 먼저 말을 걸었을 때 실제로 일어난 일
642만 명 이상을 감지하는 동안, 시스템은 그중 7,341명에 대해 연령·성별 등 외형 특징을 분석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로 음성 아웃리치(AI가 먼저 말을 거는 세션)가 시작된 횟수는 3,730건이었고, 이 중 사용자가 응답한 세션은 **66.4%**에 이르렀습니다. 응답한 사용자는 세션당 평균 7.3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으니, 인사로 끝나지 않고 어느 정도 대화가 이어진 셈입니다.
한 가지 더 눈여겨볼 숫자는, 전체 AI 대화 세션의 97.3%가 사용자 쪽이 아닌 AI 쪽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AI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누가 찾아오길 기다리는 인포메이션 데스크"가 아니라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는 능동적 세일즈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현장 데이터가 비교적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사람 직원이 말을 걸었을 때 손사래를 치며 지나가던 보행자들도, 스크린 속 아바타가 먼저 인사하는 방식에는 훨씬 낮은 심리적 저항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 "인사"와 "대화" 사이에는 아직 벽이 있었다
숫자만 보면 순조로워 보이지만, 현장을 냉정히 분석하면 분명한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우선 응답률이 높았다고 해서 모든 응답이 긴 상담으로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보행자 입장에서는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 이동 중인 경우가 많고, 잠깐의 인사에 답할 수는 있어도 공개된 길거리에서 멈춰 서서 기계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건 여전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 심리적 허들 못지않게 결정적이었던 것은 야외 소음이었습니다. 지나는 사람들의 목소리, 인접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바람 소리까지 섞이면 아무리 음성 인식이 좋아져도 대화의 정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길거리 보행자에게 브랜드를 "보여주고 인지시키는 일"과 매장 안에서 고객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일"은 같은 장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 발견 자체가, 우리에게 다음 제품 결정의 방향을 알려 주었습니다.
제품 피벗 — 하나의 CAS, 두 가지 모드
데이터가 보여준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길거리와 매장 안은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동작 방식으로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AICLUDE는 CLU Agent Station의 다음 버전을 Smart Signage Mode와 AI Concierge Mode로 나누어, 설치 위치와 목적에 따라 전환되는 구조로 다시 설계했습니다.
Smart Signage Mode는 매장 밖에 설치되어, 이동 중인 보행자의 시선을 끌고 브랜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여기서 AI는 상세한 대화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대신 카메라로 감지한 보행자의 연령·성별·체류 시간 같은 데이터에 맞춰 시각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최적화해서 노출합니다. 길을 지나는 고객을 매장으로 유도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가깝습니다.
반면 AI Concierge Mode는 매장 안, 상대적으로 소음이 통제된 환경에서 본격적인 상담을 담당합니다. 요금제, 캠페인, 자주 묻는 질문을 Knowledge Hub에 학습해두고, 고객의 질문에 근거를 가진 답을 돌려줍니다. 복잡한 상담이 필요한 순간에는 직원 Takeover를 통해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바통을 넘깁니다. 같은 CAS 하드웨어가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Agentic — 광고를 "외주"하지 않는다
Smart Signage Mode가 단순히 "똑똑한 사이니지"가 아닌 에이전틱 사이니지라고 불리는 이유는, 콘텐츠 자체가 자율 루프 안에서 스스로 개선되기 때문입니다.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보행자의 시선 처리와 체류 시간을 집계합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는 "지금 이 시간대에는 중장년 남성 유동인구가 높으니 요금 혜택 포스터를 띄우는 게 낫겠다"는 수준의 전술적 판단을 직접 내립니다. 그러면 플랫폼 내부의 Media GPU Worker가 외부 대행사 없이 바로 포스터와 영상을 생성해 송출하고, 배포된 콘텐츠의 성과를 측정해 다음 주기에 반영합니다. 사람이 기획하고 외주로 제작해 다시 업로드하는 광고 사이클이 한 플랫폼 안에서 닫히는 구조입니다. 외주 제작 비용이 구조적으로 0에 수렴하고, 사이니지는 비용 센터가 아니라 수익 자산이 됩니다.
매장에서 학습한 지식, 웹에서도 그대로
길거리 사이니지에서 만난 AI 아바타의 지능은 매장 문을 나서는 순간 사라지지 않습니다. 매장에서 쌓인 대화·FAQ·상품 지식은 동일한 공통 Knowledge로 묶여,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챗봇으로 그대로 연결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어제 매장에서 상담했던 바로 그 캐릭터를, 오늘 밤 스마트폰 웹사이트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24시간 무중단 응대가 가능해지는 동시에,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일관된 브랜드 경험이 구축됩니다. CAS는 이미 CLU Agent Platform의 옴니채널 9+ 중 하나의 엔드포인트이므로, 별도의 챗봇을 또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PoC가 남긴 질문
4개월 간의 데이터는 오프라인 리테일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꽤 분명한 힌트를 주었습니다. 우선 "먼저 말을 거는 일" 자체는 충분히 유효합니다. 응답률이 이를 증명했습니다. 동시에, "대화를 이어가는 일"은 공간의 설계와 함께 풀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야외와 실내를 하나의 모드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결국 양쪽 모두에서 타협을 낳습니다.
그래서 지금 매장을 운영하는 분에게 드리는 실용적인 질문은 "말을 거는 AI냐, 경청하는 AI냐"가 아니라 "어느 지점에 어떤 모드를 둘 것인가" 일 것입니다. Catch Sales PoC는 그 질문에 대한, 꽤 구체적인 한 가지 답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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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 CLU Agent Station (C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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